오랜만에 내려온 보령.
기차는 엄청 오랜만에 타는데 요샌 기차안에서 음식물 섭취 금지라서 맥모닝을 샀는데도 먹을 수 없었다.
매우 슬픔.
옆자리 아주머니도 음료수를 한 캔 사서 들고 탔는데 한 삼십분을 만지작하시다가 목마르셨는지 뚜껑을 따는 순간!
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이 쳐다보더라.
난 무서워서 그냥 계속 들고만 있었다.
대천역 내렸더니 아아 얼음이 다 녹아서 원샷했다.
역시 매우 슬픔.
아빠보러 왔는데 아빠가 나 도착시간을 착각해서 늦게 오는 바람에 역 앞에서 한참을 앉아있었다.
요새는 논두렁에 불놓는 철인지 역 근처가 연기로 자욱해 눈이 매웠다.
아빠가 오고 보자마자 왜 늦었냐고 잔소리하니 바로 밥 먹으러 가자고 달랬다.
왠지 우리 아빠는 날 먹을걸로 꼬드기고 달래곤 한다.
약간 새끼돼지 취급받는 것 같지만 늘 그렇듯이 또 넘어간다.
새우가 먹고싶다고 하니 점심부터 새우는 좀 그렇다고
복국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.
늘 주말에만 내려와서 초담은 한번도 못와봤는데 드디어 왔다.
아구찜이랑 복국 전문점이다.
평일에도 10시에 열고 주말은 아예 영업을 안한다.
시장 바로 근처에 있고 주차장도 자리가 넓어서 좋다.
늘 닫혀있는 문만 봐서 열리는 게 어색하다.
파마머리의 안경쓴 사장님은 친절하셨다.
입식 테이블은 네개 정도.
나머진 다 방으로 들어가 앉는 좌식 형태다.
긴 복도를 두고 양 옆으로 방들이 있다.
복도끝은 주방인 것 같다.
오늘 먹을 건 정해져 있지만 메뉴판을 열심히 봤다.
복탕은 매운 양념이고 복지리는 하얗게 나오는데
우리는 복지리를 특으로 두개 시켰다.
테이블에 흰 비닐을 깔아주고 마실 물은 노란 보리차.
밑반찬이랑 탕이 동시에 나온다.
특은 뚝배기부터 크다. 약간 성인뚝배기 크기.
내 몫의 탕에는 너무 적나라한 모양의 복어 머리가 들어있어서
아빠가 바꿔줬다.
이 얼마만의 복어인지! 마지막에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안난다.
포동한 살이랑 껍질을 와사비간장에 찍어먹었다.
비린내 하나 안나고 담백하면서 부드러운 식감.
한참을 복어 살만 먹었다.
뚝배기 하나에 세 덩어리 정도가 들어있었다.
나한테 머리, 아빠한테 꼬리가 있는 걸 보니 한마리를 두개로 나눈 모양이다.
미나리랑 콩나물이 들어가서 국물도 시원하다.
아빠는 소주 한 잔 하고싶은 맛인데 다시 회사들어가야해서 못하니 서운하다고 했다.
해장용으로도 좋겠지만 숙취에 시달리는 머리로 먹기엔 아깝다.
밑반찬도 잘 나오는데 보이는 고추 장아찌는 엄청×100 매우니 주의할 것.
중간에 하나 먹고 눈물 쏙 뺐다.
동치미, 갈치 속젓, 열무김치 등등 뭐 다 맛있다.
배불러서 좀 남겼는데 이 글 쓰다보니 후회된다.
음식 남기면 안되는데. 다 먹을걸. 배고프다.
또 가면 절대 안남겨야지.
아 다음엔 아빠가 찜으로 먹자고했다.
찜도 빨리 먹고싶다.
난 돼지가 맞구나.
.
.
물론 새우도 샀다.
이건 집가서 먹어야지.
꿀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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